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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f Lonely Travel/베트남

#1. 달랏_커피 한 잔에 주고 오는 이야기(An cafe)

3NThree 2020. 2. 18. 11:16

커피 한 잔에 오고 간 이야기

 "굿모닝"

 "안녕하세요" 같은 테이블에서 아침을 먹는 것이 조금은 어색한 외국인에게 영어로 인사를 건네니 한국인이라며 정다운 한국어로 답해주었다. 아마 아침을 먹으며 보려고 가져온 내 미스테리 책 제목의 한글을 보고 알았을 것이다. 해외 여행을 꽤 많이 다닌 나로서도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헷갈렸을 정도로 일본 부잣집의 귀공자같은 고상한 느낌이 있었다.

 아이스브레이킹이 왔다가는 중에 서로의 신상을 묻게 되고, 내가 먼저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간호사를 준비 중이에요" 라고 말씀을 드렸다. 잠시 10초 정도 침묵이 흐른 후에 "왜 간호사가 되고 싶으세요?", "주변에 남자 간호사 있어요?" 등의 질문을 연달아 하셨다.

어떤 계열에서 일을하시는 분인지 조금은 의아했지만 조심스럽게 설명드렸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때 행복을 느낀다' 였고 두 번째는 '남자 간호사는 없지만 여자 간호사는 있어요' 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간호사들이 한 번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느낄 일이 적다고 말했던 경험들을 나누었다.

그러더니 "저는 의사에요" 라며 말을 꺼내기 시작하셨다. 의사가 생각하는 간호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간호사가 된다면 반드시 의사와 일을 해야하니까. 

나는 그 전날까지 간호대학을 들어가고자하는 시험들에서 모두 떨어졌었다. 근데 그 다음날 이 의사 형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의사의 생각까지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점은 '간호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바라봤던 간호사', '간호사가 추천하는 직업으로서의 간호사' 그리고 '협력적 관계로 일을 하는 의사가 생각하는 간호사'에 대한 포괄적 시선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의사가 생각하는 간호사에 대해서는 개인적 의견이므로 자세히 밝힐 수는 없으나 실제 병동에서 환자를 치료하면서 일을 하셨던 사람으로서의 경험을 말씀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신기하다. 더욱이 여행에서 서로 게스트로 만난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어제까지 간호사 시험을 낙방하고 다음 날 의사에게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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