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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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f Lonely Travel/캐나다(록키,벤쿠버)

#2. 록키 레벨스톡에서의 5인

3NThree 2020. 2. 21. 23:32

나이 차를 넘어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은 유익하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으니까. 

레벨스톡의 코스트힐 숙소는 록키투어에서 머문 숙소의 야외 스파는 아름다운 가정집을 떠올리게 했다.

스파를 나서면 따뜻한 조명아래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장작불. 

스파를 마치고 나와 잠깐 공용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바람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무렵, 50대의 혼자 오신 어르신이 나오셨다. 우리 테이블에 오셔서 젊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셨고 우리 또한 나이차를 넘어 이야기 나누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다.

그러나 나이차를 극복하는 이야기의 종착점은 대부분 정치이야기로 흐르곤한다. (그 전에 어르신의 자식이야기가 [기] 맥주가[승] 정치가 [전] 들어가서 자자가 [결]) 조금 요약하자면,

"저는 그 시대를 겪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현재에는 독재 정권에 대한 과와 오에 대한 판단을 개인적 의견에 앞서 지역, 정당에 휩쓸려 그 생각에 동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르신이 느꼈던 그 시절에 대해서 어르신 생각이 궁금해요"

"나라 경제 발전에 기틀을 닦았고 그 시대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네 저도 그 시대가 경제 발전의 틀을 닦았다는 데에는 동의해요, 거시적 관점에서 보다는 어르신이 겪어온 시대의 개인적 느낌을 알고싶어서 여쭈어봤어요"

이에, 어르신은 본인도 그 시대를 살면서 '열심히 일 한 만큼 경제활동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기였고 정권에 대한 반경험이 없었다'고 하셨다. 순응하면서 본인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오셔서 그 때의 느꼈던 느낌들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내공이 탄탄한 분이라는 걸 느꼈다. IMF시절 어려움도 있으셨지만 극복하시고 다시 일어나셨으며 자녀들도 훌륭히 키워오셨음에 인자와 근엄이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현재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는데 비정규직 문제(Ex, 공항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 최저시급인상, 근무시간단축 등에 대해서 학식과 관심이 풍부하셨다.

"비정규직들을 정규직 시켜주면 역차별이야" 까지는 동의하는데 "그렇게 되면 비정규직들은 해온 습관처럼 정규직만큼 일을 더 안할거야" 하실 때는 "정규직이 되어 같은 조건에서 근무와 임금이 산정되면 일에 더 책임감이 붙지 않을까요?" 라며 내 생각을 덧붙여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러면 "내가 아는 누구누구가 어디서 근무해서 아는데~ 그렇다고 하더라" 라며 주장에 대한 근거를 강화시켰다. 이렇게 대화를 이어나가며 새로운 정보들을 아는 재미가 있다.


이런 토론이 즐거워서 나도 동의하는 내용이 있지만 일부러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20대가 50대와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드물었기 때문에. 

모두가 들려주는 소중한 이야기를 존중하고 그 경험을 유익하게 들을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든 나이와 성별은 관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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